2024년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둘러싼 특혜 논란, 경찰 수사로 재점화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대표팀 사령탑 교체 당시부터 제기돼 온 ‘선임 절차 특혜 의혹’이 경찰 수사를 계기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경찰 조사서 “정 회장과 접촉 없었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4일 홍 전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자리에서 홍 전 감독은 자신의 선임 과정에 정 회장이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를 알지 못하며, 선임과 관련해 정 회장과 별도로 연락한 사실도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임 실무를 담당했던 전력강화위원회의 세부 논의 내용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24년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에서 정 회장과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등 협회 지도부의 부당한 개입이나 지시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이임생 전 이사는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한 소송 참가 신청서에서, 정 회장의 지시에 따라 홍 전 감독을 포함한 최종 후보자 3명과 만났다고 주장한 바 있어 홍 전 감독의 이번 진술과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클린스만 경질부터 시작된 논란
이번 사안의 발단은 2024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중도 경질된 뒤, 협회는 새 사령탑을 찾기 위해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려 후보군 검증에 나섰다. 당시 K리그 울산 HD를 이끌던 홍명보 감독은 여러 차례 대표팀 감독직에 선을 그으며 “국가대표팀 감독설과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는 취지로 부인해왔지만, 불과 며칠 뒤 입장을 뒤집고 사령탑직을 수락하면서 팬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선임 절차였다. 외국인 후보였던 바그너, 포옛 등은 심층 면접까지 거쳤지만, 홍 전 감독만 정식 면접 절차 없이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특혜 논란’이 확산됐다.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박주호 위원이 자신의 채널을 통해 내부 논의 과정을 공개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국회 현안질의·문체부 감사로 번진 파문
논란이 커지자 여야 국회의원들은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협회 간부들을 국회로 불러 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집중 추궁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별도로 특별 감사에 착수해, 클린스만 감독과 홍 전 감독 선임 과정 모두에서 관련 규정과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문체부가 정 회장 등에 대한 자격정지를 요구하자 협회 측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 법원은 문체부의 징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압수수색 이어 정몽규 소환 검토
경찰은 지난 6일 충남 천안 축구종합건설단지와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을 압수수색해 감독 선임과 관련된 서류와 전산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 분석을 마치는 대로 정몽규 회장에 대한 직접 소환 조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협회 지도부를 둘러싼 이번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그리고 홍 전 감독의 진술이 향후 수사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